파묘
Exhuma, 2024
<<개인평가 - 희생의 본질은 사랑(제국주의 잔재, 친일파와 묫자리 땅, 이름)>>
거액의 의뢰를 받은 화림은 박씨가문의 묘를 파헤치게 되는데..
1.권력/돈(화림일행/친일파=제국주의)=욕망(절망), 집/땅=내면
박씨가문의 후대들이 죽어간 것은 물론 파묘를 진행한 화림일행도 죽음과 마주해갔다는 것, 이는 박씨가문과 화림일행 모두 절망, 원인은..?
묫자리에 봉인되었던 악령이 깨어나 모두를 위협해갔단 것은 표면적 접근, 본질은 묫자리가 좋지 않아 불길하단 경고를 했음에도 박씨가문이 제시한 거액에 현혹된 나머지 화림일행이 무리하게 파묘를 진행하게 되면서, 또 과거 돈과 권력을 좇아 친일행각을 해왔던 선대의 잘못된 선택이 다시 일본의 만행에 이용되는 빌미가 되어 후대를 비극으로 내몬 것으로, 결국 돈과 권력이란 욕망이 박씨가문과 화림일행을 타락.
참고로 깨어난 악령이 집 안으로 들어오기 위해 문을 열어달라 한 것과 악령이 땅에 함께 묻혀 후대를 갉아먹고 있었던 것, 이 집과 땅은 우리가 나고 자란 장소이자 내면의 비유로, 악령은 욕망에 찌들어 공허해진 박씨가문과 화림일행의 내면을 잠식해 타락시켜갔단 강조.
큰 틀에선 과거 세상을 지배하려던 일본의 제국주의 잔재인 쇠말뚝이 나라의 정기를 막아온 것은 물론 함께 묻혔던 악령 오니가 깨어나 사람들을 죽여갔다는 것, 이는 깨어난 악령과 함께 세상이 타락해간 것으로, 죽음으로 내몰린 화림일행의 운명이 세상과 동일시, 미래는..?
2.희생(화림일행=독립운동)=사랑(미래), 이름(독립운동)=모티브, 땅과 가족
깨어난 악령으로 두려움과 마주한 화림일행은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해 그 모든 것을 외면할 수 있었지만, 쓰러진 동료 봉길과 비극으로 내몰릴 사람들을 지키고자, 과거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독립운동가처럼, 그 이름을 똑같이 사용하던 화림일행도 목숨을 담보한 희생을 택해 악령과 싸우며 나라에 뿌리내린 재앙을 막아냈단 것은, 결국 나 자신, 내 국가가만 생각한 친일파와 제국주의란 욕망이 아닌 우리를 먼저 생각한 화림일행의 사랑이 그들 자신과 세상의 미래.
엔딩에서 화림일행이 상덕의 자녀 결혼식에 참석해 함께 가족사진을 찍은 것은, 생사를 함께한 만큼 가까워졌단 의미도 있겠으나, 본질은 삶과 죽음이 반복되는 윤회가 아니어도, 모든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고 그 토대 위에 후대들이 자라듯, 그 땅 위에 살아가는 인간 모두는 핏줄과 국적이 달라도 같은 땅에 뿌리를 둔 가족과 다르지 않단 강조(고로 그 땅 위에서 욕망만을 좇는 것은 무의미하단 의미이기도...).
중반의 반전과 함께 분위기가 급속도로 바뀌게 되는데, 악령에 대한 표현을 좀 더 다듬었다면 이질감이 적었을 것이고, 화림일행 개개인의 절망도(너무 돈으로만 한정해 묶어냄) 깊이 있게 그렸다면 좋았을 것이나, 그럼에도 배우들의 연기가 부족함을 채웠다.
중반까지는 집 지하에 있는 부검실에 마녀를 들였다 사건이 벌어지는 ‘오텁시 오브 제인 도’ 떠오르게 했다.
#파묘 #Exhu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