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아
LEE Su-a (2017)
<<개인평가>>
욕망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
하루하루 아등바등 살아가던 수아는 피(신장이식)를 나눈 자매와 다름없는 친구 해주의 남자친구가 과거 자신을 버린 우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데, 영화는 이를 통해 ‘욕망은 우리를 병들게 한다.’ 주제를 드러내고 있다.
“살인자도 꼭 용서해야 돼요?” 수아의 언급이 영화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드러냈다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자녀=미래, 복수=욕망
10년 전 떠나간 우진으로 유산(사랑의 결실인 자녀=미래를 잃다)을 했을 때나, 10년이 흐른 현재 치매에 걸린 어머니 병간호와 성추행/인격모독이 빈번히 이루어지던 일터이자 지옥 같은 현실을 꿋꿋이 견뎌낼 수 있던 것은, 자신의 신장/피를 나눈 자매와 다름없던 해주가 존재했기 때문으로(이식을 받은 해주 입장에서도 희망을 의미), 이는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우정/사랑이 있기에, 그 절망을 견뎌내고 극복할 수 있었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나, 해주 곁에 10년 전 자신을 버린 우진이 자리하게 되면서 이들 모두는 망가져가게 되는데, 과연 이들을 타락시킨 것은 무엇이었을까..?
10년 전 자신의 모든 것(자녀=미래)을 앗아간 존재를 결코 용서하지 못했던 수아의 복수심, 즉 과거를 흘려보내지 못한 과거에 대한 집착/복수=욕망이 그녀 자신은 물론 상대, 나아가 가장 친한 친구인 해주와 그녀의 뱃속태아(모두의 미래)까지 모두를 타락시키고 말았다는 것은, 결국 욕망은 우리 모두를 병들게 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고, 수아의 복수는 10년 전 우진의 욕망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그의 욕망이 세월이 흘러 자신에게로 돌아온 결과=업이 되었다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이렇게만 바라본다면 영화가 드러내고자 하는 메시지가 이해되기는 하나,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큰 모순점이 존재하게 된다. 바로 거짓의 본질도 욕망인 것...
거짓=욕망
둘은 10년 전 일을 해주에게 감추는 거짓을 택했고, 영화는 이 거짓이 해주와 우진을 이어주는 매개체로 사랑=행복인 것처럼 표현했으나, 이 거짓의 본질 자체도 더러움에 때 묻은, 빠지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 욕망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어느 시점이 되어서 감춰두었던 거짓이 드러난다는 것, 이 자체가 해주에게는 또 다른 절망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
즉 10년이 흐른 지금에 우진이 지난날 자신을 반성하고 뉘우치며 전혀 다른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면, 수아뿐 아니라 해주에게 지난날에 대한 고백(진실)과 용서를 빌며 자신이 아닌 상대의 선택을 기다려야 했을 테고, 이것이 아니라 10년이 지난 현재에도 과거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우진이었다고 한다면, 그 자체가 과거의 수아처럼 해주를 절망으로 이끌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이기에, 오히려 헤어지는 것이 잘된 선택이 되는 것으로써, 주제적으로는 굉장한 모순점이 된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수아의 욕망이 오히려 해주를 미래로 이끌게 된다는 모순...
개인적으로 하고픈 말은 과거에 대한 복수만을 욕망으로 생각하다보니, 정작 거짓의 본질도 욕망이란 것을 놓치게 되면서 메시지적인 모순점이 드러났다 말하고 싶다.
차라리 ‘아웃 오브 더 퍼니스/나 다니엘 블레이크..’처럼 국가의 복지사각지대로 내몰려(해주려는 노력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안 된다는 공무원), 또 성추행과 온갖 갑질에도 묵묵히 견뎌내야 하는 이 시대의 을이, 어떻게 해서든 절망을 극복하려 아등바등 거렸지만, 가혹한 세상은 그녀를 벼랑 끝으로 내몰아 끝내 악녀로 타락시켜갔다는 이야기로 끌고 갔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아웃 오브 더 퍼니스(2013)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
저예산 영화라는 점에 평점을 더했다.
사랑과 욕망에 대한 이해는..
http://blog.naver.com/camoju/221109312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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